IB와 고교학점제가 만드는 학교의 변화
- gipyo
- 6월 30일
- 4분 분량

한국 IB 교육 도입
전국 609개교, 경기도 297개...
앞으로 더 늘어날 것
해외 유학을 위한 국제학교 전용 교육과정으로만 알았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이 국내학교에 도입되면서 학부모들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기존의 암기식 교육과 지필고사에 익숙했던 학부모들에게 심화에세이나 연구보고서로 평가하는 IB 과정은 ‘듣보잡’에 가깝다. 기출문제도 없고, 참고서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마치 망망대해에 돛단배와 함께 내던져진 느낌이다. 비단 IB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국내 일반고에 입학한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갑자기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행평가나 심화탐구보고서로 인해 시험과 생기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느라 정신줄을 놓기 일보직전이다.
IB교육과정의 핵심
지식 / 탐구역량 / 공동체역량
입시제도나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면 역순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입을 위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나 평가시스템을 먼저 이해하면, 중학교나 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이러한 고등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IB 교육과정의 핵심은 지식, 탐구역량, 공동체 역량의 3가지이다. 첫 번째는 지식이론(Theory of Knowledge)으로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 대한 교과서적 지식을 넘는 깊이 있는 이해를 했는지를 평가한다. 두 번째는 소논문(Extended Essay)로 참고문헌을 찾아 4,000자 분량의 전문적인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연구 역량과 글쓰기 역량을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창의·활동·봉사(Creativity, Activity, Service)로 학교나 지역사회를 위한 공동체 역량을 평가하게 된다. IB 교육과정은 6개 과목을 2년간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이 6개 과목의 최종 성적이 대학입학을 위한 기준이 된다. 중등 과정은 고등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8개 교과목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고등에서의 심화탐구를 위한 기초를 쌓고 연습을 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IB 교육이 요구하는 인재는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쌓고, 이를 학교 공동체나 지역사회의 문제와 연결하여 심화 탐구를 하고, 탐구와 연계하여 봉사 활동이나 진로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개선에 나선 인재이다.
한국형 IB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 확장 버전
IB 교육과정을 들여다보면,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도입된 고교학점제와 너무나 닮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고교학점제는 IB 교육을 한국의 교육과정에 맞춰 축소 적용한 미니 버전의 IB 교육으로 봐도 무방하다. 고교학점제의 교육 목표나 평가 지표가 IB 교육과정과 유사하고, 다만 2년 동한 한 과목을 학습하는 IB 과정을 압축하여 한 학기에 모든 학습과 탐구과 이뤄지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 고교학점제에 맞춰 서울대학교에서 인재선발 평가역량 기준을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첫째가 종합적 사고역량으로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고 분석적 비판적 사고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한다. 둘째는 탐구역량으로 지식을 다른 지식과 연결하여 스스로 탐구방법을 수립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평가한다. 세 번째가 공동체 역량으로 학교 생활에서 타인존중이나, 윤리적 태도, 소통과 공감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용어만 바뀌었을 뿐 IB 교육의 평가지표와 데칼코마니처럼 일치한다.
결국 IB 교육이나 고교학점제 모두 교과서의 주어진 지식을 앵무새처럼 암기하는 암기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야함을 강조한다, 향후 10년의 학교 교육은 깊이 있는 지식을 인문, 사회, 과학에서 골고루 쌓고, 스스로 관심 분야에 대해 책이나 논문을 찾아가며 전문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훈련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나 지역공동체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IB 교육과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학교 현장이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나 학부모 모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교육혁신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데 있다. IB 학교는 교육과정의 평가지표에 맞춰 다양한 유형의 발표나 과제들이 쏟아진다. 교사의 재량에 따라 교육과정이 구성되고 운영되기에, 준비를 위한 참고서나 자료 찾기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결과가 아닌 과정 평가가 중시되면서, 과제의 수준도 높아지고, 과정 평가를 위한 다양한 유형의 양식들이 쏟아지면서, 수행이나 과제의 늪에 빠져 있다. 내신 등급을 따기 위한 교과공부와 수행평가나 심화탐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학생들의 가랑이가 찢어질 수준이다, 학교 수업 도중에 이뤄지는 평가나 발표가 증가하면서, 상식이나 글쓰기 능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응급대처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시대가 변했다
국영수보다 과제 해결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국·영·수의 교과적 지식을 선행하는 데만 몰입되어 남보다 1년이라도 먼저 선행학습을 하는 데 매몰되어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라고 선생님들이 독려하지만, 뉴스나 신문도 보지 않는 학생들 대다수가 교과서 외의 상식은 전문한 상태라 창의나 융합은 꿈도 꿀 수 없다. 자신의 생각을 A4 한 장으로도 요약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학생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심화탐구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니 멘붕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교육 목표에 맞춰 학교의 수행평가나 발표의 난이도가 높아지자, 대다수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표절을 하거나 챗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과제를 제출하는 데 급급하다.
IB와 고교학점제
어떻게 준비해야될까?
고등학교는 실전이기에 탐구형 공부의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준비를 초등이나 중학교 저학년 때 하는 것이 좋다.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 대한 심화지식을 쌓아 창의나 융합적 탐구를 위한 지식을 쌓고, 신문이나 뉴스를 꾸준히 보며 현실 속의 핫 이슈들을 파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A4 한 장 분량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을 습관화하고, 방학 기간에는 탐구보고서 작성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중학교 2~3학년 때는 수행평가 만 점이 아니라, 고등학교의 예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고등학교 수준으로 깊게 과제를 작성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한 준비가 이뤄진다면 IB나 고교학점제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엄마 아빠가 멘토가 되어 이러한 과정들을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는 책이나 세미나를 함께 하고, 자녀와 함께 꾸준히 신문을 읽고 토론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관리해주면 아이들은 지적 역량과 탐구역량은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다. 방학기간을 활용해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공동체 역량도 기를 수 있다.
부모님이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지속적인 진행이 어렵다면 [지식과 표현]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세상을 만나고, 긴 글을 읽어내며 지적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해주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교육혁신의 바다에서 [지식과 표현]은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지식과 표현]은 IB나 고교학점제와 같은 미래형 학교교육을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급형 교육과정이다. 초등 저학년까지 매주 전 주의 신문기사를 읽고 핫 이슈를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짧게 쓰는 훈련을 한다. 초등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는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의 36개 주제에 대해 융합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탐구해보고 에세이를 작성하는 훈련을 꾸준히 한다. 방학기간에는 파워포인트, 카드뉴스, 숏츠 영상의 형태의 표현과 심화탐구 훈련을 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성일: 2025. 6. 30. 월요일
-작성자: 어나더챈스 교육연구소 박진용 대표
-편집자: 어나더챈스 교육연구소 한민경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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