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와 IB 학교에서 요구하는 학습역량
- gipyo
- 6월 4일
- 3분 분량

고교학점제 1세대인 고1의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된 고교학점제 세대의 학교 생활과 이전 세대의 학교 생활을 지켜보면, 겉으로는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수행평가와 다양한 진로활동으로 이어지는 큰 흐름은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속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결과가 아닌 과정중심의 평가라는 교육의 변화가 느껴진다.
고교학점제

IB

주제탐구활동
발표형식의 수행평가
먼저,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주제탐구활동이나 발표 형식의 수행평가들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목고 학생들은 예전부터 주제탐구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져왔지만, 일반고에서도 주제탐구 활동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이다.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관리가 학기 단위로 변경되면서, 1년에 한 번 정도 심화탐구 활동이 이뤄지던 관행들이 학기 단위로 바뀌면서 탐구활동의 비중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주제탐구활동의 질또한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
예전에는 수행평가가 암기 기반의 쪽지시험 수준의 활동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관심주제를 찾고, 논문이나 보고서 등 자료를 검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발표하는 형태의 탐구활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1회성 평가로 그치지 않고, 3~4회 단계별로 과제가 주어지고 완성해가는 과정 평가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긴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소논문과 탐구보고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힘
문제는 변화의 속도와 양이다. 고교학점제의 도입으로 과정평가가 강화되면서, 주제탐구 활동의 비중이나 난이도가 너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에 맞춘 평가기준에 맞춰 학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과제나 활동들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들은 중학교 때 A4 한 장 분량의 탐구보고서도 제대로 써 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벼락치기로 외워서 시험을 보는 과거의 교육에 익숙해져 있어, 스스로 주제를 고민하고, 학술논문사이트에서 논문이나 보고서를 찾아 읽고, 서론-본론-결론의 틀에 맞추어 글을 써 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다수이다. 그렇게 준비 없이 시작된 고등학교 생활에서 갑자기 고난도의 탐구활동이 요구되면서 많은 고등학생들이 멘붕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현생 인류로 진화한 것처럼 단계적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고생대에서 갑자기 현생인류로의 급격한 환경변화를 맞이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다수의 학생들은 인터넷에 검색해서 찾은 자료를 베끼거나 조금 수정해서 제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 더 꾀를 부리는 학생들은 챗GPT를 활용하여 과제를 하지만, 유사한 주제이다보니 내용이 유사하고, 표절 검사에 걸려 0점 처리가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단계별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챗GPT 또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들도 발생한다.
결국 학생들의 수준과 학교의 요구사항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격차는 결국 사교육 시장의 먹이감이 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의 과제를 지도하는 추가적인 사교육 시장이 등장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는 국영수를 학원에 의존하듯, 과제탐구 활동에 대한 사교육을 또 찾아야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고교학점제..IB학교까지
이제는 탐구 중심 학습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관심분야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암기가 아닌 탐구중심의 학습이 이뤄지게 된다. 고교학점제의 모델이 되는 IB 과정의 경우에도 암기식 지필고사가 아니라, 과목별로 1년 정도의 심화탐구 활동을 통해 에세이나 논문을 작성하여 평가를 받는 방식이다.
고교학점제의 시작과, IB 학교의 확대는 과정중심, 탐구 중심의 교육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큰 교육의 흐름임을 말해준다. AI 시대에 마치 구형컴퓨터로 학습하는 시대에 뒤쳐진 아이로 키우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로 다가 온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준비가 필수이다.
아이들이 자신 주변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탐구의 주제를 뽑아낼 수 있다. 검색을 통해 신문기사나 보고서, 논문 등의 긴 지문을 읽고 요약하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깊이 있는 정보가 담긴 글을 완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4 한 장 정도는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글쓰기의 기술이 있어야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PPT나 영상 제작 능력도 갖추는 게 좋다.
내신관리+수행평가
모든 준비는
초등・중등 시기에 마쳐야 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내신관리와 입시 준비에 시간적 여유를 갖기 힘들다. 학습 부담이 적은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 저학년 시기에 미래 역량을 갖출 준비를 해야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신문을 활용하여 짧은 기사문을 통해 사회적 이슈들을 학습하고, 짧게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훈련이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에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학습하고, 틀을 갖춘 보고서 형식으로 글을 써보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최근의 교육의 화두가 융합인만큼, 주제 탐구에서 인문 사회 과학을 연결하여 학습하고 탐구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중학교 2~3학년은 예비 과정이다. 학교에서 나오는 수행평가나 발표 수업을 제출하는 데 만족하지 말고, 고등학교 수준에 맞게 깊이 있게 준비해보는 연습을 하는 기간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준비된 학생들에게는 고교학점제나 IB 교육이 위기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드러낼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지식과 표현
지식과 표현은 이러한 철학에 맞춰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초등 저학년 학생들은 매주 2개의 기사를 골라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탐구한다. 정규 과정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인문, 사회, 과학의 연계 주제 36개를 깊이 있게 융합적으로 탐구하고, 탐구보고서 형식의 글들을 완성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국영수의 선행학습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받게 될 미래형 교육에서 요구되는 문해력과 표현력, 그리고 생각의 깊이를 만드는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늘 시간이 되면 자녀와 함께 신문을 펴고 세상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것이 어색하고 힘들다면 지식과 표현의 프로그램을 만나보자.
-작성일: 2025. 6. 4. 수요일
-작성자: 어나더챈스 교육연구소 박진용 대표
-편집자: 어나더챈스 교육연구소 한민경 실장
댓글